기사제목 [인터뷰] 김민준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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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민준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

세상의 주인은 결코 사람이 아니며, 어떤 생명도 대자연의 일부일 뿐
기사입력 2017.12.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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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

                     
                                                   ‘정확히 사랑받고 싶었어’(시인 장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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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대상을 마주했을 때, 그 대상의 모습이 만나기 전 내 생각과 확연한 거리가 있을 때, 과연 내 생각의 근거는 어디에서 출발한 것인지 한 개인의 관념적 사고에 스스로 모호해지는 때가 있다.

김민준의 개 마루를 보고 생각했다. 진돗개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는 것을. 한 견종에 대한 편견 또한 많았다는 것을. 한 생명에 대해 우리가 알고자 노력한다 한들 얼마나 알 수 있을까. 그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뺀 나머지 분량의 무지함을 김민준은 마루를 통해 환기시켰다.

세상의 주인은 결코 사람이 아닐뿐더러, 생명은 그 자체로 대자연의 일부임을 강조하던 그는 동물에 관해서라면 며칠 밤도 지새며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곳을 혼자서 발로 뛰어 다녔는데, 그 발걸음의 원동력은 눈에 보이지 않되 어디선가 분명 고통 받고 있을 생명에 대한 정확한 사랑의 위한 노력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생명에 대해 정확히 알고자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은 숭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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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내 인생의 첫 개에 대한 기억 있나.
 
- 물론이다. 내 인생의 첫 개는 프린스라는 개다. 중형 믹스견이었는데 가까운 이웃이 외국으로 이민가면서 우리 집에 맡겨졌다. 그때는 믹스견을 외국으로 데리고 나가는 게 법적으로 힘든 시기였다. 굉장히 똑똑한 아이였다.
 
Q. 마루가 오기 전에 길고양이 밥을 챙겨 줬다고 하던데
 
- 길고양이를 많이 케어 했다. 창문 열고 밥 한 번 물 한 번 주는 게 힘든 일은 아니니까. 아이들이 나타나면 인간급식기가 되는 거다. 김상중 선배와 마당과 발코니가 이어져있는 집에 나란히 살았다. 원래 선배가 돌보던 고양이들인데 나중에 대식구가 됐다. 각자 서로 부르는 이름이 달라서 나중에 통일하자고 했다.
 
Q. 마루와 산책은 주로 언제 이뤄지나
 
- 틈나는 대로 하루에 긴 산책은 두 번, 힘든 경우에는 짧게 나눠서 한다. 모두 합치면 약 두 시간 정도 될 것 같다. 주로 서울숲 코스를 산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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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 품종마다 견주들과 함께하는 친목모임이 많더라. 마루도 활동하고 있는 ‘개모임‘있나.
 
- 없다. 대신 개를 오래 키우셨던 어르신들과 가끔 자리를 갖는다. 그분들이 오랜 시간 개들과 살며 습득한 노하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와 깊이가 다르다. 예를 들어 개가 숨을 헐떡이는 응급상황에서 할 수 있는 선택들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 같은 것들 말이다. 오랜 경험에서 축척된 데이터를 개인적으로 소중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정보도 극단적으로 맹신하지는 않는다.
 
Q. 마루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공부도 하나.
 
- 요즘은 자료의 접근성이 워낙 뛰어나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다양한 것 같다. 주변에서 내게 어떤 정보를 구할 때 정확성을 위해서라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개들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생각하나.
 
- 여러 가지 늬앙스로 100% 알아듣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주인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풍기는 호르몬의 냄새나 경험에 근거한 목소리 톤 등으로 말이다. 그것은 과학적으로도 규명이 됐다. 무엇보다 개들은 신기한 센스가 있음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침대 밑에서 자고 있는 마루를 만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몸을 일으키면 어떻게 알고 황급히 도망가는데 같은 상태에서도 모기향이나 가습기 문제로 몸을 일으키면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다. 내가 뭘 하기도 전에 나의 행동을 구분하는 게 너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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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나누는 중간 난로 옆에서 꾸벅꾸벅 졸던 마루가 카페 밖 파지를 줍는 아저씨를 향해 컹컹 짖기 시작했다. 쓰레기차를 비롯해 마루는 ‘누군가 가져가는 ‘행위’를 싫어하고 경계한다고 했다. 마루는 지금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 중이라고.)
 
Q.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예능이나 캠페인이 많아지는 추세인데 활동하지 않는 느낌이다.
 
- 출연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랄까. 예능의 면모가 부족하달까. 방송국 입장에서는 나를 출연자로 고용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관심 있어 할 에피소드가 나와 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맞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인위적으로 3시간의 외출을 하는 장면을 촬영한다고 했을 때 집에 홀로 남겨진 마루가 운동화를 물어뜯거나, 자기가 싼 똥을 굴리고 다니다 먹어야 시청자 입장에서 방송이 재미있어지는 거다. 불리불안 없는 마루가 내가 외출해도 가만히 있으니 상대 입장에서는 재미가 없었겠지. 문제가 없는 개를 꼭 문제가 있게 촬영해야 방송이 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Q. 집에 마루가 혼자 남겨질 때 음악이나 강아지 전문 채널을 틀어두나.
 
- 외부소음이 마루에게 바로 닿는 것보다 집안의 소음이 약간 존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라디오를 틀어둔다. 집에 불교방송과 기독교 방송 주파수가 가장 잘 잡혀 틀어 두는데, 한 번은 새벽에 씻고 나왔는데 이상한 목탁소리가 들려 깜짝 놀랐다.(웃음)
 
Q. 마루와 갔던 여행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이 있다면.
 
- 올해 전라도 광주를 지나 제주도에서 약 한 달 즈음 머무르고 부산을 지나 왔다. 마루는 어릴 적부터 차를 타서인지 차에서 잘 지낸다. 주로 고속도로를 달리다 우회전 깜빡이를 넣으면 도착했나 싶은지 자다가도 무조건 깬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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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인적으로 김민준이라는 사람은 모델과 배우를 넘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느낌이 강하다. 디제잉, 식당운영, 훌쩍 떠나는 여행 등, 마루와 살아가며 이쪽분야에서 해보고 싶은 것도 왠지 생겨났을 것 같다.
 
- 많은 것을 알고 싶을 뿐 상업적인 것과 연결시켜 생각해 본적은 없다. 그런데 가끔 이 제품은 개를 키워본 사람이 만든 게 아니구나 싶은 상품들을 만나게 된다. 그럴 때면 안타까움에 견주와 개들을 위한 효율적인 상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리드줄 같은 경우에도 줄이 끊어지면 통째로 버리고 다시 사야 한다.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줄만 갈아 끼울 수 있는 리필이 나온다면 효율적이지 않나. (그는 실제로 끊어진 두 개의 줄을 박음질로 이어 붙여 사용 중이었다. 또한 개썰매용 소프트 스탑 벨트-반려견이 받는 충격을 줄이거나 움직임을 제지할 때 사용-를 연결해 그야말로 자신의 마루에게 적합한 제품을 만들어 사용중이었다.)
 
Q. 마루에게 ‘이런 스트레스’ 만큼은 주기 싫다 하는 것 있나.
 
- 그냥 기본적인 것들에 관한 것이다. 양질의 식사, 보장된 산책, 편안한 잠자리 등을 갖춰주는 것. 고압적인 훈련 방식도 반대해서 마루에게 ‘앉아’를 빼고는 가르치지 않았다. 개가 주인의 몇 가지의 명령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산책을 하면서도 주변 시선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아닌 주인의 명령 시그널에만 집중해서 사고의 확장이 제한된다.
 
Q. 마루와 살며 알게 되는 진돗개의 매력이 있다면.
 
- 자연견종이 가진 매력에 관한 것이다. 사실 많은 개들이 채 100년도 되지 않는 사이 인간의 이기와 목적에 의해 교배되고 분류 되어 왔지 않나. 자연상태에서 건강한 교배를 한 아이들은 굉장히 건강하다. 이 아이들은 인간의 목적과 자기의 목적에 부합된 행동을 한다. 부모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사회생활에 대한 인식 없이 분양되는 경우 인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이른 시기에 다가와 자신의 포지셔닝을 착각하기 쉽다. 마루는 자신이 개라는 것을 너무나 잘 하는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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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진돗개에 대한 편견이 있다면.
 
- 굉장히 많다. 대표적으로 외모에 관한 편견. 진도에 테마파크 공원에 갔었는데 관계자 분이 나오셔서 마루를 보고 ‘이 개는 무슨 종이냐’ 묻더라.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진돗개에 대한 외적 기준이 있는 거다. 몸길이, 꼬리모양, 이빨 모양 등 모두 사람들이 만들어낸 표본이다. 게다가 요즘은 동물의 외모에 유행까지 있지 않나. 자연견종은 그런 정확한 모양새가 없다. 진짜 진돗개를 보기 힘든 사회가 됐다. 진짜는 대부분 뭇으로 비싼 돈에 팔려나갔다.
 
Q. 혐오하는 동물 문화 있나.
 
- 퍼피밀(강아지 공장) 출신의 아이들은 임신유도제를 통해 불결한 환경 속에서 계속해 항생제를 투여 받으며 새끼만 낳다 죽는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부모와 일찍 떨어져 눈에도 좋지 않은 형광등 아래서 하루 24시간씩을 버티다 분양이 된다. 이런 아이들이 건강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아이들의 병치레가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이 된다. 이윤의 파생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는 것이 안타깝다. 어떤 생명을 데려오기 전 단편적 외형이 아닌 그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가졌을 부모의 배경부터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Q. 반려동물을 잘 만나기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 품종을 결정하기 전 자주 만나보길 권한다. 만나보면 알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그 개가 가진 진짜 성향을. 품종을 먼저 결정하고 어떤 선입견을 가진 상태에서 입양한 경우 파양 등의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쉽다. 자주 만나면 실패의 확률을 줄일 수 있고 견주로서 준비해야 할 시간을 차근히 갖게 되는 이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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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동물 복지 개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면.
 
- 기부를 하고 싶은 마음에 몇 곳의 시스템을 확인하고 싶어 시설에 찾아간 적이 있다. 그렇지 않은가. 내 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잘 쓰여질 수 있는 구조인지에 대한 궁금증. 유기견들에게 내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 그런데 3-4곳에 찾아가보고 굉장히 놀랐다. 전문지식이 없는 조선족 한 명이 관리를 하고 있었고, 마땅한 응급시설과 구비 약품도 없었다. 어떤 개는 애초에 입양 보낼 계획 없는 얼굴마담 역할을 하고 있기도 했다. 가끔 진정한 동물권을 위한다기보다 단체에서의 자기 위치가 더 중요해 보이는 사람들이 보인다. 온 세상이 떠들썩한 이슈가 터졌을 때도 기대했던 단체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음을 바라볼 때 씁쓸하다. 건강한 기업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기부천사’같은 타이틀을 달아주는 퍼포먼스를 통해 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개들이 뛰놀 수 있는 놀이터 등의 하드웨어적인 증설도 시급하다. 반려동물과 살아가는 인구는 급격히 늘어나는데 갈만한 곳이 너무 없다.
 
Q. 얼마 전 도심야산 ‘들개’ 해법 찾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재개발 지역 주변으로 갈 곳을 잃은 개들이 무리를 지어 살아하는데 흉악해진 개들을 포획하자는 의견과 훈련을 통해 입양처를 마련해주자는 등 의견이 분분했다.
 
- 근본적으로 개를 키우는 자세가 문제라 생각한다. 자신의 개들에 대한 책임의식이 오래전부터 잘 자리 잡았더라면 더 적은 개체수의 들개가 생기지 않았겠는가. 답답한 부분이 있다면 지자체에서 자꾸 외국의 사례를 우리나라에 대입하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국토의 80%가 산이다. 도시에서 조금만 가도 산이 있기 때문에 버려진 개들의 야생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그보다 더 들어가 살펴보자면 전문가들의 실질적인 도움을 받아 제대로 관리 할 수 있는 구청 직원도 없고, 마땅한 연계 시스템도 없다. 예산편성부터 바꿔나가야 할 문제점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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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윤회를 믿나.
 
- 궁금하다. 그런데 죽어봐야 아는 것 아닌가. ‘디스커버리(원제: The Discovery)’란 영화를 봤는데 사후세계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영화다. 인간이 죽으면 영혼이 육신을 떠나 다른 차원으로 이전된단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된다는 발표 후 2년 동안 무려 4백만 명이 사후세계를 꿈꾸며 자살하게 된다는 내용인데 거기에 이런 질문이 나온다. ‘사람에게 사후세계가 있다면 개, 고양이의 사후세계는 어디에 있는가.’ 사후세계가 실존한다면 분명 많은 이들이 인생을 리셋하려 할텐데 감독의 상상력이 조금은 무책임 한 것 아닌가 싶었다.
 
Q. 마루에게 한집에서 살아갈 동생이나 친구를 만들어줄 계획이 있나?
 
- 마루가 아직 중성화 전이다. 진돗개는 많이 낳아야 3-4마리다. 만약 마루의 새끼들의 입양이 확실해지는 맵이 그려지면 마루의 아이들을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중성화에 대한 생각을 묻자) 중성화의 경우 반려인의 충분한 고민을 통해 결정되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확실한 입양처가 확보된다면 괜찮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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