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집 고양이가 위험에 빠질 확률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집 고양이가 위험에 빠질 확률

온전히 나와 내 주변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들
기사입력 2018.08.23 18:4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바야흐로 휴가철이다. 여행용 캐리어에 짐을 챙기다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의 순서가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가기간 동안 동네에 사는 친구에게 고양이들을 부탁했는데, 친구는 고양이와 살아본 적이 없는, 일명 ‘집사’ 출신이 아니었기에 세심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았다.

나는 각종 서랍과 문 앞에 ‘문 닫기 전에 냥이 발 끼지 않았는지 주의 요망’이라 붙였고, 침대 쪽에는 ‘가끔 이불 안에 고양이가 잠복해 있는 경우가 있으니 온 몸을 던져 점프하지 말 것’이라고, 주방 앞에는 ‘라면 스프를 비롯 각종 소스와 향신료 흘리지 않게 주의 요망. 고양이가 밟고 그루밍 해 먹을 경우 냥 대혼란’이라고, 창문 앞에는 슬프게도 ‘방충망 열 경우 꼭 닫아야함!! 닫지 않아서 고양이 추락해 사망한 사례 있음!!’이라 강조해 써 붙였다.

RP0A0800m.jpg▲ 사진=홍희선
 
고양이와 산지 만 4년. 초보집사로서 여러 일들이 있었다. 워낙 걱정이 많은 탓에 남들보다 더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가고 있다 자부했건만 사건은 늘 뜻밖의 순간에 터지곤 했다. 예를 들어 가스레인지 인덕션의 벨브를 고양이가 혹시라도 건드릴까봐 매번 테이프로 고정시키거나 아예 코드를 빼고 외출했다. 그런데 어느 날 뜨거운 냄비를 내린 바로 직후 열기가 채 가시지도 않는 인덕션 위로 고양이가 점프해 올라갈 줄은 몰랐다. 나는 고양이의 습성을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몸으로 체감한 고통의 기억이 얼마나 크게 되새겨 졌는지 그날 이후 우리 집 고양이는 ‘아뜨거!’라 말한 곳에는 다가오지 않는다. 또 한 번은 외출해 돌아왔는데 싱크대 수돗물이 콸콸 쏟아지고 있었다.

크기변환_키친 (3)m.jpg▲ 사진=홍희선
 
얼마 전 주변의 집사들로부터 크게 두 가지 사건을 듣게 됐다. 첫 번째 사건은 고양이가 드럼 세탁기의 열린 문틈 사이에 다리가 끼어 발버둥을 치다 온몸에 액체 세제가 쏟아졌다는 것. 안타깝게도 세제가 고양이의 눈에 가득 들어갔는지 현재 고양이는 각막이식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부러진 다리에 깁스를 한 채 수술한 두 눈을 감고 애옹거리는 동영상 속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듯 가슴에서 뜨거운 물이 쓸려가는 통증을 얼마간 느껴야만 했다.

또 다른 사건은 ‘약 12시간 넘게 외출 해 집에 돌아와 보니 가스불이 약하게 켜져 있더라‘는 주변 집사의 토로였다. 그분에게는 두 마리의 장모종의 고양이가 있었다. ’보호자가 없는 가스불이 켜진 집‘에서 고양이들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은 정말 하늘이 도운 일이었고, 나는 안도감과 함께 집사로서 주의력이 부족한 것에 대한 약간의 화가 치솟았다. 하지만 그럼 뭐할까. 내일은 내가 그 사람의 자리에 있을 수 있는, 늘 망각하고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일 뿐인데.

크기변환_해독불가 (3)m.jpg▲ 사진=홍희선
  
세탁기 안에 고양이가 있는 줄 모르고 세탁기를 돌렸다는 집사도 있고, 깨진 화병의 유리조각을 밟고 핏자국이 가득한 거실에서 고양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증언하는 집사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곳에서 반려동물들에게 갖가지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매년 있는 대형 화제, 알고 보면 작은 소홀’이라는 화재예방 문구가 있다. 이 글이 단순히 여타의 고양이들이 겪은 사건사고의 공유가 아닌 이미 아픈 경험을 치룬 고양이들이 집사에게 호소하는 예방의 글이 되었으면 한다.

'매년 있는 고양이사고, 알고 보면 작은 소홀' , 누구도 이후의 삶을 예측 할 수 없다. 불 꺼진 자리도 다시 보는 방법 뿐. 
<저작권자ⓒ애견신문사 & www.koreadognews.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70763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