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 명에 육박한 가운데 1인 창업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지에서는 1인 창조기업을 살펴봄으로써 그들의 애환과 실질적인 정보를 살펴봤다. -편집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고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려동물 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이에 소, 돼지, 닭, 오리 등 각종 육류로 만든 간식의 종류도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많은 보호자들이 맞닥뜨리는 어려움이 있으니, 바로 ‘단백질 알러지’다. 특히 반려견의 경우 약 10% 이상이 음식물에 알러지 반응을 보이고, 심한 경우 알러지 쇼크로 불리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와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더 좋은 간식 급여를 향한 보호자의 고심은 날로 깊어져만 간다.
오혜림 대표의 반려견 ‘우유’도 단백질 알러지 증세로 고생하던 반려견 중 하나였다. 이에 오 대표는 사랑하는 우유를 위한 가장 좋은 간식은 무엇일지 고민하며 반려견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오 대표의 관심은 2014년 애견야채간식 ‘펫큐브’를 창업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한국애견신문이 만날 1인창조기업은 펫큐브다.

Q. 한국애견신문 독자님들께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펫큐브’를 운영하고 있는 오혜림입니다. 반려견 ‘우유’를 키우고 있는 반려인이기도 합니다.
Q. 펫큐브를 소개해주세요.
펫큐브는 신선한 원재료, 위생적인 제조과정, 무방부제, 무첨가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핸드메이드 애견야채간식입니다. 오늘날 특히 비만과 알러지로 고생하는 반려견들이 많은데, 그 같은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간식입니다.

Q. 어떻게 펫큐브를 창업하게 됐나요?
우유를 키우면서 반려견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반려견들은 마치 사람 아기처럼 약하고 예민한 몸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음식을 먹으면 그에 따른 반응이 바로 나타나요. 지금은 반려인들의 인식과 정보 수준이 많이 높아졌는데요. 창업 초기만 하더라도 반려견 먹거리에 대한 인식이나 정보가 부족해 믿을 수 없는 재료로 만들어진 저가의 사료와 간식을 급여하는 보호자가 많았습니다. 저도 역시 처음 우유를 데려온 2011년에는 시중에 파는 간식을 급여했었습니다. 그러나 애견 식품에 대해 공부하고 급여하는 먹거리를 바꾸게 되면서 우유의 건강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지는 걸 경험했어요. 우유의 모습을 보며 반려견에게 믿고 먹일 수 있는 건강한 식품을 직접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2014년 펫큐브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Q. 펫큐브의 제품들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육류 지양’인데요.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먼저, 저는 개와 고양이 외에 소나 돼지, 닭 등 농장동물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99%의 고기는 공장식 축산을 통해 생산되고 있어요. 그런데 육류 생산의 과정에서 잔혹한 학대가 이루어집니다. 농장동물들도 반려동물과 똑같이 생명을 가진 존재고, 고통과 괴로움을 알고 감정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농장동물들은 좁고 밀집된 불편한 환경에서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비인도적으로 도축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저는 공장식 축산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물을 사랑한다면, 적어도 고기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는 우유에게 단백질 알러지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려견 중 은근 많은 아이들이 단백질 알러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육류 단백질을 먹으면 피부 발진이나 염증, 만성적 위장 증세가 일어나는 것인데요. 그런 우유를 위해 야채간식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현재 우유는 고기를 일체 먹지 않고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콩 단백질, 유제품과 달걀을 포함한 채식 위주의 음식은 반려견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고 해요.

Q. 펫큐브의 제품은 모두 큐브 모양인데요. 큐브 모양으로만 제작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이 또한 우유로부터 시작됐어요. 우유는 입이 작은 소형견이다보니 큰 간식을 잘 못 먹습니다. 그래서 간식을 줄 때면 항상 작게 잘라줘야 했어요. 그래서 우유같은 소형견들에게도 보호자가 쉽게 급여할 수 있도록 한입 크기의 간식을 만들게 됐습니다. 그렇게 만들다보니 다양한 종류의 야채큐브 간식이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큐브 모양의 간식은 펫큐브만의 차별성이 된 거 같아 좋습니다.
Q. 펫큐브를 구매하고 급여하시는 고객 분들의 반응은 어떻던가요?
처음 펫큐브를 창업했을 때 ‘이 간식이 과연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까’하고 많이 걱정했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반려견 간식은 대부분 육류인데 저희 펫큐브는 야채 간식이니까요. 지금은 야채 기반 간식이 많아졌지만, 당시 펫큐브는 굉장히 생소한 간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창업 초반에는 주문이 많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번 먹여보신 고객 분들은 대부분 만족하시고 좋아해주셨습니다. 그러다보니 재 주문하시는 고객들이 많았고 꾸준히 반려견에게 펫큐브를 먹이는 단골 분들도 생기게 됐습니다. 아이들이 펫큐브를 맛있게 먹는 사진과 글을 후기로 올려주시는데요. 그런 후기를 볼 때 가장 기쁘고 뿌듯합니다.

Q. 펫큐브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꾸준히 펫큐브를 찾아주던 오랜 단골 고객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 분의 반려견이 나이가 들어서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됐어요. 펫큐브를 오랫동안 운영하다보니 이런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그 고객님께서 아이의 기일을 앞두고 펫큐브를 상차림에 올리고 싶으셨던 거죠. 미리 주문을 넣었어야 했는데 그만 주문을 늦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게 전화가 왔어요. 아이가 펫큐브를 너무 좋아했다고요. 원래는 불가하지만, 아이를 생각하니 안 된다는 말이 안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급히 따로 만들어서 보내준 적이 있습니다. 아이의 마지막까지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했던 기억입니다.
Q. 펫큐브와 오혜림 대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펫큐브를 시작한지 어느덧 9년차가 됐습니다. 크게 홍보를 해서 사업을 키우지는 않았지만, 긴 시간 꾸준히 찾아주시는 고객분들 덕분에 지금껏 유지할 수 있었어요. 아기 강아지의 첫 간식부터, 내내 펫큐브를 좋아해줬던 나이든 노령견의 마지막 간식까지. 함께 울고 웃는 사연도 참 많았습니다. 그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지치지 않고 아이들을 위한 건강하고 깨끗한 간식을 만들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