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냥집사 앨리스의 심리학 이야기3] 편리한 것이 좋은 것이냥?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냥집사 앨리스의 심리학 이야기3] 편리한 것이 좋은 것이냥?

기사입력 2016.11.02 10:5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크기변환_38175018_l.jpg
 

편하다. 아주 편하다. 편리한 것이 좋은 것이냥?
 
우리 집 냥냥이들과 시골집살이를 시작한 것은 너른 들판에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부터였다. 덕분에 2달 만에 차가운 겨울이 다가왔다.
 
주택에 살아본 독자분들은 아실 것이다. 넓은 벌판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 탓에 아무리 보일러를 틀어 놓아도 벽이랑 천정에서 불어오는 싸늘한 냉기, 즉 위풍 때문에 힘든 겨울이 시작되었다. 사방의 창문에 비닐을 붙이고 냉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그런데 베란다에 내놓았던 냥이들 화장실 때문에 베란다 문을 열어 둘 수밖에 없었는데 그 작은 공간에서 들어오는 바람이 장난 아니었다.
 
속담에 ‘한겨울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고 했던가? 발이 시려워 마루에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냄새가 나도 냥이 화장실을 실내로 들여오기로 결정했고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현관으로 냥이 화장실을 옮겨두었다.
 
자, 이때부터 우리는 혼란에 빠지는 사건을 경험했는데 ‘페리님’께서(우리를 마구 부려먹는) 베란다 앞에 깔아두었던 발매트에 오줌을 누기 시작한 거다. 당시 페리의 나이가 6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이상한 짓을 하는 것일까? 중성화 수술도 생후 6개월에 해서 마킹을 한다거나 그런 것도 안하는데 왜일까?
 
그러다가 인터넷에 떠도는 냥이의 인간나이 환산표를 보았다. 냥이 나이 6세면 인간나이 중년이라는 것이다. 그때 문득 들었던 생각이 페리가 혹시 치매? 다른 반련견이나 반려묘 집사들이 심심찮게 ‘치매’이야기를 하곤 하던 때라서 그런 걱정이 들었다.
 
처음에는 베란다 앞 발매트에만 오줌을 누다가 화장실 앞, 현관 앞 발매트에도 오줌을 누기 시작했다. 난 쫓아다니면서 빨래를 하고 페리님께 감히 화도 내보고 야단도 쳐봤다. 물론 그런 내말은 집사의 불평일 뿐……. 안 먹혔다.
 
화장실 청결 문제도 없고 먹는 것도 습식사료로 최고급 참치 캔을 바치는데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 때쯤 페리의 영원한 아군이자 형님이신 남편이 이런 말을 했다. “그동안 페리가 우리한테 준 기쁨을 생각하면 페리는 이 정도는 할 권리가 있어. 이건 우리가 봐줘야 하는 거야. 페리야, 편하게 실컷 눠라”
 
그래, 그동안 아기 때부터 페리가 우리에게 얼마나 기쁨을 주었던가?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면 껑충껑충 뛰어와서 반겨주었다. 피곤에 지쳐 일어나지 못하는 아침에는 두툼한 페르샨의 발바닥으로 얼굴을 툭툭 쳐서 잠에서 깨워줬다. 울고 있을 때나 웃고 있을 때 항상 같이 있어준 고마운 친구 같은 우리 페리였다. 그런데 나란 사람 집사라고 자처하면서도 아프고 어려울 때 미운 마음부터 갖는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던 거다.
 
조금 반성하고 그때부터는 화장실도 더 열심히 청소하고 밥이랑 물도 열심히 더 살폈다. 소변의 유혹을 부르는 발매트랑 러그 종류는 모두 걷었다. 발 시려워서 신던 슬리퍼에도 가끔 소변을 보니 신고나면 높은데 걸어두었다. 지금까지는 인간중심의 삶이었다면 이제는 페리와 공생하는 삶으로 관점을 전환했다. 그래서 우리 집은 사람이 없는 낮에는 냥이집이고 밤에 사람이 들어오면 비로소 같이 공생하는 집인 모양새다. 그다지 패션인테리어랑 관계없는 쿠션이나 러그도 하나 없는 밋밋하지만 우리들 사랑의 온기로 가득 차 있는 집이다.
 
그런 저런 일들을 겪고 나서 한 참후 든 생각이었는데 그 당시 폐리는 치매도 아니고 단지 자신이 자주 소변을 보던 장소에 습관적으로 가서 소변을 본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다들 혹시 수박을 먹고 잔 한밤중에 깜깜 할 때 화장실에 가서 뚜껑을 열지 않고 소변을 본 일은 없는가? 나만 그럴 수도(윽)
  
 
-----------냥집사의 심리상식-------
 
우리는 어떻게 하면 흐릿한 사고에서 탈출할 수 있는지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항상 같은 패턴의 실수를 반복한다면 나도 모르게 휴리스틱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 휴리스틱(heuristics) :
사람들은 자신이 부딪히는 모든 상황에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어느 음식점에서 식사할지, 물건을 살 때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살지, 새로운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등을 생각할 때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려고 한다면, 모든 정보를 모으는 것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인지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논리적 추론보다는 직관적 판단으로 단순하고 신속하게 의사 결정하는 단순화 전략을 더 많이 사용한다. 이런 전략을 휴리스틱이라고 하며 우리의 판단과 선택행동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우리 페리는 치매가 아니라 자신의 화장실이 있는 곳에 정확하게 가서 볼일을 본 것이다. 동물의 특성상 사람처럼 미리 소변을 눈다든지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급하게 갔는데 화장실이 없으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발매트에 소변을 보았다는 추측이다. 나름 고양이의 휴리스틱일까? 그 후로 화장실 위치는 고정이다.

 
냥집사 앨리스는?
 
웹디자인을 전공해서 한동안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귀농을 결심하고 귀농학교를 졸업했다. 그러나 고양이 두 마리를 마당에 풀어놓고 자유롭게 뛰어 놀게 해보자던 환상은 이루어지지 않고 텃밭 4년 만에 농사가 천직이 아님을 깨닫고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
 
우연히 자원봉사로 시작한 청소년 쉼터지기 생활을 하다가 삶의 근본적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심리학을 본격적으로 전공하게 됐고, 현재는 상담관련 일을 하면서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고 12살 된 두 마리 냥이 페리오드리의 집사로 성실하게 살고 있다.
<저작권자ⓒ애견신문사 & www.koreadognews.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60334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