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인터뷰] 바이올리니스트 심보라미 “투병중인 반려견들, 내 사랑의 기억 안고 갈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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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이올리니스트 심보라미 “투병중인 반려견들, 내 사랑의 기억 안고 갈 수 있길“

기사입력 2017.02.1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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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_1-1.jpg▲ 바이올리니스트 심보라미는 선화예중과 서울예고를 거쳐 이화여대를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이 후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메네스 음대 전문연주자과정 취득 후 마이애미의 뉴월드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단원을 역임했다. 유수의 콩쿨 입상과 활발한 연주활동뿐 아니라 올드보이, 친절한금자씨 등 영화 OST도 다수 참여해 화제가 됐으며 현재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제1바이올린 수석, Camerata Musica Ewha, 트리오 루나리스 멤버로 활동 중이다.
 
 
인터뷰를 위한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우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유는 단 하나, 그녀의 나이 많은 반려견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을 곳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고심 끝에 결정된 애견카페에 들어선 바이올리니스트 심보라미는 잘 차려입은 진청색 원피스에 한가득 반려견의 털을 붙인 채였다. 그녀 삶의 1순위가 누구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수원시향 제1바이올린 수석
 
교향악단 현악기에서 주로 멜로디를 많이 담당하는 악기가 제1바이올린이다. 교향악단은 주로 앉는 위치에 따라 역할이 주어지는데 지휘자 바로 앞 제1바이올린 맨 앞자리에 앉는 사람을 악장(콘서트 마스터)이라고 한다. 지휘자만큼 전체 연주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제1바이올린 수석은 악장 옆이나 뒷자리에서 악장과 상임단원 사이의 중간 다리역할을 한다. 함께 연주하며 앞에서의 음악적 에너지, 연주 스타일, 음악적 견해를 뒤로 전달하고, 소통의 중간자 역할을 하기도 하며 악장대행을 하기도 한다.
 
1982년 창단한 수원시향은 해외연주회 등의 국제행사 외에도 매달 4~5번 정도 국내 연주회가 있다. 5월에는 어린이를 위한 콘서트가 있고, 여름에는 야외음악당에서 시민들을 위한 밤 연주회도 한다. 이밖에도 수원역이나 병원, 학교, 도서관 등을 찾아가는 음악회도 열고 있다. 이런 스케쥴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연주자들은 체력도 좋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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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테디와 덕근이
 
16살 포메믹스 테디와 11살 치와와 덕근이와 함께 살고 있다.
 
토실토실하고 곰같이 생겨 ‘테디베어’ 이름을 따온 테디는 어릴 때부터 크게 아픈 적 없이 큰 사고도 치지 않고 15년을 함께 지내왔다. 소심하고 예민해서인지 조심성 많은 성격이다. 아무리 맛있는 간식을 줘도 덥석 먹는 법이 없이 꼭 몇 차례 확인하고 먹고, 훈련 한 것도 아닌데 모르는 사람이 주는 음식은 잘 먹지 않는다.
 
덕근이는 해외로 가게 된 언니의 강아지를 맡게 된 것이다. 애교가 많고 식탐이 굉장하다. 잠도 잘 자고 코를 굉장히 크게 곤다. 누워있는 내 얼굴이나 목 위에 눕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체온이 너무 따뜻하고 기분이 좋아서 팅크라는 예쁜 이름 대신 따끈이로 부르다 덕근이가 됐다. 둘 다 조용한 성격이고 헛짖음도 없어 산책을 자주 나간다.
 
노령견이 된 테디에게 생긴 일...
 
2001년생 테디, 이제는 이가 빠져서 사료가 흘러나오고 균형 감각이 무뎌져서 잘 넘어진다. 또 잠이 많아지고 멍하니 있는 시간도 많아졌고 앞도 잘 못 본다. 요즘 난 가능한 가족여행도 피하고 있다. 낯선 환경에 테디를 노출시켜 스트레스 주기도 싫고, 아이를 애견호텔에 맡기기도 마음이 불편해서다. 지금도 가족들이 태국여행 갔는데 나만 빠졌다.
 
이 밖에도 1년쯤 전부터 테디가 제 자리를 빙글빙글 돈다. 이런 증상의 확실한 원인을 알려면 전신마취하고 MRI를 찍어야하는데 못 깨어날 확률이 높아서 안하고 있다.
 
덕근이도 최근 유선종양제거수술을 했다. 악성 종양이어서 자주 병원에 가서 관찰하고 있다. 암컷은 중성화 수술이 개복수술이라 두려운 마음에 안 시켰던 것인데 그 원인으로 유선종양이 왔다고 하니 너무나 후회가 된다.
 
하지만 슬퍼만하기보다는 끝까지 잘 보살펴주다 떠나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그 동안 아이들이 내게 준 커다란 기쁨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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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음악, 그리고 나
 
솔직히 개는 날카로운 고음의 현악기 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도 많이 익숙해져서 그렇지 연습하다 쉬기 위해 악기를 내려놓으면 덕근이가 굉장히 좋아하며 꼬리치고 다가온다.
 
반면 테디는 어릴 때부터 연습하는 내 옆에 바짝 붙어 누워있고는 했다. 빈 악기 케이스에 들어가 자기도 하고. 연습을 끝내면 얼른 깨서 같이 놀자고 한다.
 
반려동물에게는 날카롭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조용한 피아노 소품들을 추천하고 싶다. 쇼팽의 녹턴이나 드뷔시, 에릭 사티의 곡들처럼 편안해지는 음악들.
 
난 테디와 덕근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는다. 9살부터 시작한 바이올린이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받는 스트레스도 엄청나다. 하지만 퇴근할 때 애들이 나를 마중 나오는 모습을 보면 눈 녹듯 사라진다. 특히 덕근이가 표현이 크다. 현관까지 넘어지면서 뛰어나와 내가 키를 누르기도 전부터 벌써 문을 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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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
 
따로 시간을 내어 봉사활동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여기저기 도움이 필요한 곳에 조금씩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작년 수해를 입은 한 유기견보호소에서 앞 못 보는 노견이 익사해 죽은 이야기를 듣고 그곳을 후원한 일이 있다. 테디와 오버랩 되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봉사활동은 아니지만 얼마 전 광교 호수공원 근처를 운전하고 가다가 차에 치인 백구를 발견하고 병원에 데려간 적이 있다. 주변 운전자들도 모두 차를 세우고 백구를 내 차에 싣는 것을 도왔다. 하지만 병원에 데려간 아이는 죽었고, 주인 없는 아이에 대해서는 로드킬 가해 운전자의 책임은 없었으며 병원비와 사체처리부터 모든 비용은 싣고 간 내 몫이었다.
 
이런 사고 현장을 지나치지 못하는 이유는 어릴 적 로드킬을 당한 말티즈를 그냥 스쳐버린 기억 때문이다. 그 때 본 핏자국과 ‘내가 구해줬어야 했는데’하는 후회가 너무나 크게 마음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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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선 독일 연주회를 포함한 수원시향 스케줄에 집중할 것이고 대학 동문 앙상블인 ‘카메라타 뮤지카 이화(카뮤이)’ 정기연주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테디와 덕근이에게는 최대한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겨주는 한해를 만들고 싶다. 그들이 생을 다할 때 보호자도 나를 많이 사랑했다는 기억을 안고 갈 수 있도록.
 
마지막으로
 
동물보호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고 있다. 특히 동물이 개인소유물이라서 학대를 당하고 있어도 구조할 수 없는 상황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독자분들께 하고픈 말은 내가 좋아하는 명언으로 대신할까 한다.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
 
“사람에게는 동물을 다스릴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지킬 의무가 있는 것이다” -제인구달 -


한국애견신문 최주연 기자
사진-금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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