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4-28(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이나 서울숲 공원에 자주 출현하는 한 쌍이 있다. 그들을 목격하는 사람은 누구나 신기해하거나 경이로워 감탄사를 연발한다. 잉크로 찍은 듯 선명한 노란색 몸통에 초록색 얼굴의 앵무새가 하늘을 닮은 커다랗고 푸른 날개를 펼치고 비행을 시작하는 장면에서 눈을 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리고 그 밑을 열심히 따라서 달리는 청년의 모습까지. 바로 진민호씨와 그의 반려조 청금강앵무 ‘바다’의 이야기이다.

민호씨는 반려앵무 바다의 성장기를 SNS에 정성스레 기록하고 있다. 영상은 제법 퀄리티가 높아 하늘에서 마치 ‘바다’의 시점처럼 이어지는데, 꼭 나도 날고 있다는 착각이 들만큼 개운한 기분이 든다. 민호씨는 반려동물이 강아지나 고양이만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앵’도 꼭 산책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민호씨와 ‘바다’를 만나 다소 생소한 반려앵무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해보았다. 앵무새 입양에 관심있는 분들은 민호씨의 인스타그램(@macaw_bada)이나 유튜브 ‘바다야날라’ 채널을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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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애견신문 독자 여러분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앵무새 ‘바다’를 키우고 있는 앵집사 진민호라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가 생겨서 인사드릴 수 있게 되었네요.

 

Q. 앵무새와의 산책으로 유명하시죠.

앵무새 육아일기 겸 훈련 일지를 기록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리던 것들을 어느 순간 많은 분들이 봐주시게 되었어요. 아직은 많은 분들에게 생소한 앵무새 산책과 반려새가 자유롭게 날아다니다 돌아오는 자유비행 훈련을 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시도되지 못했던 부분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거 같아요. 저는 인라인스케이트나 스쿠터를 타고 바다와 같이 달리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Q. 많은 동물 중에 앵무새를 입양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어렸을 때부터 혼자여서 반려동물을 많이 키울 수 있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앵무새라는 조금 특별한 반려동물에 매력을 느껴서 새를 오랫동안 키웠어요. 중간에 독립을 일찍 하게 되어 더 이상 키울 수가 없었는데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고 자리를 잡은 뒤에 다시 반려동물을 맞이하고 싶어 앵무새를 분양 받았습니다.

 

Q. 앵무새 외에 좋아하는 동물도 있으시죠?

앵무새 외에 강아지도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엔 강아지도 키웠고요. 좋은 추억도 있어 다시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하고도 싶지

만, 시간이 지나 시대가 많이 발전하고 강아지에 대한 정보와 키우는 방법 또한 너무 변화해서 제 지식이 부족하다 판단해 다른 강아지들을 보며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Q. 반려조 ‘바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바다는 청금강 앵무새(영어로 macaw)라고 부르는 금강앵무과의 대형 앵무새종입니다. 흔히 파파고라는 번역 앱 로고로 많이 알고 계신 그 앵무새 맞습니다. 강아지과 앵무새라고 불릴 만큼 애교가 아주 많고 정말 강아지 같은 앵무새예요. 언어 능력도 있고, 지능도 2~3살 정도인데다 수명도 80~90년 가까이 사는 장수동물입니다. 국제 멸종 위기 동물종인 사이테스(CITES) 2급 종으로, 환경부에 신고 등록을 하고 키울 수 있어요.

단점으로는 큰 소음과 에너지가 넘쳐 집안가구들을 파손시킨다는 점이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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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바다와 산책을 할 때 사람들의 반응이 어떤가요?

강아지들이 지나가면 보통은 “어머, 너무 귀엽다”한다면, 바다가 지나가면 “어머머, 새야?” 이렇게 다들 놀라시거나 “앵무새다!”하고 신기해하세요. 바다가 숨기기 어려운 존재다 보니 눈에 띌 수밖에 없는데, 그냥 산책하러 다녀도 “공연 몇 시에 해요?”, “마술사세요?” 같은 질문도 듣고는 합니다. 오셔서 사진도 찍고, 바다에게 계속 말해보라고 “안녕?”을 말하는 분들도 많아요.

 

Q. 바다는 어떤 산책을 가장 선호하나요?

바다는 자유비행을 하면서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산책을 제일 좋아해요. 다른 앵무새 친구들과 같이 함께 날거나 혹은 제가 바이크 타고 달리면 위에서 함께 나란히 고속 비행하는 걸 좋아하고요. 더운 계절에는 나무에 올라가서 열린 열매를 따먹거나, 나무의 가지치기를 하면서 시간 보내는 걸 더 좋아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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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처음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렸을 때,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예상하셨나요?

이 정도까지 반응이 오고 많은 분들이 영상을 보실 줄은 몰랐어요. 그냥 훈련과정을 잘 찍어서 올리면 누군가가 보고 따라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시작한 계정이었는데, 점점 반응이 좋아지면서 저도 영상의 퀄리티를 높이고 전문 카메라도 구매하여 최대한 다양하게 제작해서 올리다 보니, 이렇게 많이들 관심을 가져주시게 된 것 같습니다.

 

Q. 영상이 무척 감각적입니다. 촬영과 편집도 직접 하시나요?

영상 촬영부터 편집, 연출 모두 제가 하고 있습니다. 드론 촬영같은 부분이나 다른 사람이 찍어준 듯한 영상도 모두 제가 셀카봉을 이용해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것들입니다.

 

Q. 바다를 잃어버렸던 경험이 있으시다고 알고 있어요.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바다는 지금까지 짧게 두 번 정도 잃어버렸었어요. 처음에는 이제 막 비행을 성공시켜 얼마 안 되던 비행 초보 시절이었는데, 원래 넓은 공간에서만 비행하다 좁은 집 앞에서 해보자 하는 생각에 시도했다가 바람 타고 너무 높이 날아 다른 동네까지 날아가 버렸어요. 다행히 바다의 발에 GPS를 달아놔서 바다의 위치를 찾아 이동을 하며 동시에 당근에 바다를 찾는 글을 올렸는데, 바로 제보가 왔어요. 찾으러 갔더니, 7층 건물 옥상에 있었어요. 1시간 30분 만에 상봉했습니다. 

두 번째는 최근에 비둘기들을 따라가서 멀리 날아간 적이 있는데, GPS 또한 오류가 나서 위치를 찾을 수가 없다가 교감과 제 휘슬소리 반응을 통해 30분 만에 찾았습니다. 아직까지 외박 경험은 다행히 없습니다.

 

Q. 집사들을 위해 잃어버린 앵무새를 찾는 노하우를 전수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자유비행을 한다면 제일 좋은 건 GPS를 달고 산책하는 게 좋죠. 잃어버려도 대략적 위치를 파악하고 찾을 수 있으니까요. 바다 같은 경우는 제 목소리와 휘슬 소리에 반응하여 소리를 질러줍니다. 귀를 기울이고 오감을 이용해서 날아갔을 것 같은 방향을 예측해 이동하면서 휘슬을 불면 바다의 소리가 나는 곳으로 찾아갈 수 있습니다. 앵무새별로 특징도 다르고 반응도 다르고 훈련도가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찾는 방법도 다를 것 같습니다.

 

Q. 조금 원론적이지만, 앵무새를 산책시켜야 할까요?

앵무새도 산책이 필요합니다. 햇빛을 보고 광합성을 해서 털을 윤기나게 관리해야 하고요. 실제로 야생에서 살며 나무와 자연에 어우러져 살던 동물이었기에 외출을 하는 게 당연히 좋지만, 잃어버리거나 헤어질 수 있어 망설이는 분들이 계실 수밖에 없습니다. 아주 예전엔 강아지에게 산책이나 실외 배변 같은 개념이 드물었지만 지금은 필수로 변했듯 앵무새 쪽도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미 변하고 있고요. 다만 안전하게 산책을 하기 위해 자유비행이 되지 않는 앵무새 경우 케이지 산책이나 하네스, 리드줄을 하고 하시면 좋겠습니다.

 

Q. 앵무새와 교감하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다른 반려동물에 비해서요.

기분이 묘한데 말로 표현이 어려워요. 특히 자유비행을 하면 교감의 끝으로 가게 되는데, 언제든 돌아온다는 믿음과 꼭 찾는다는 믿음이 교차되어 자유롭게 날다가 저에게 돌아왔을 때의 그 희열은 말로 표현이 안 되네요.

 

Q. 앵무새가 다른 반려동물에 비해 매력적인 점을 자랑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앵무새는 일단 장수동물이라 수명이 길다는 점에서 많이들 부러워하세요. 사실 이것 보다도 관리 부분에서 많은 돈이 안 든다는 점이 크지 않을까 싶어요. 일단 미용이 없어 미용비가 안 들고, 예방접종 같은 것도 없다 보니 따로 정기적인 의료비가 들지 않아요. 사료 값도 크게 들지 않아서 생각보다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적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아플 경우, 특수동물이기에 병원 진료비는 비싸지만요.

 

Q. 유튜브 ‘바다와날라’ 채널에서도 앵무새와의 반려생활에 대해서 상당히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계신 것 같아요.

앵무새 문화도 조금 더 발전했으면 하고 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서 많은 분들이 즐겁고 건강한 앵집사 생활을 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앵무새 집사님들이 더욱 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Q. 앵무새에 대한 상식 질문입니다. 모든 앵무새가 말을 하는 것은 아니죠?

맞습니다. 모든 앵무새가 말을 하는 것은 아니고, 목소리도 똑같이 내는 건 아니에요. 똑같이 낼 정도로 언어능력이 뛰어난 앵무새 종이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소형 앵무새보다는 큰 앵무새들일수록 언어능력, 지능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앵무새에게 말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계속 무한반복하여 그 언어를 들려줘야 하는데, 자칫 앵무새 말 가르치려다가 집사가 앵무새가 될 수 있습니다. 바다는 “안녕”, “바다, 안녕” 두 단어를 그나마 제일 잘하고 다른 언어들은 아직 서투릅니다.

 

Q. 민호씨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목표하시는 바가 있다면요?

그냥 지금처럼 재밌는 영상을 올리고, 많은 분들께 앵무새에 대해 소개하고 싶어요. 앵무새가 더 친숙한 동물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영상 만들겠습니다.

 

Q. 한국 반려동물 문화 또는 산업에서 개선되거나 바뀌길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대부분의 행사가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강아지, 고양이 행사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반려동물 이벤트라고 소개하고, 강아지만 된다는 곳들도 있고요. 더 다양한 반려동물들이 참여가 가능한 행사나 이벤트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반려견 순찰대 제도가 너무 부럽습니다.

 

Q. 민호씨를 통해 앵무새에 대해 접하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일단 바다의 비행에 많은 관심을 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앵무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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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신문사 편집국 기자 newsdog@naver.com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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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산책이 좀 특별하죠?" 민호씨와 반려조 '바다'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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