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12(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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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사설 보호소 '행복한 보금자리' 앞 봉사자 일동 (사진=권이민수 기자)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유기동물 사설 보호소 ‘행복한 보금자리’에 수의사를 비롯한 약 80인의 봉사자가 나타나 사랑의 손길을 전했다.

 

24일 아침 9시 30분, 인적 없던 안성의 한 시골 마을이 자동차와 사람으로 가득 찼다. 300여 마리의 유기견과 유기묘를 보호하고 있는 ‘행복한 보금자리’를 위해 ‘국경없는수의사회’와 ‘경기도수의사회’가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수의사뿐만 아니라 방송인 박수홍, 코미디언 손헌수, 김보라 안성시장, 유튜버 크림히어로즈, 일반 자원봉사자 등 90여 인이 모여 행복한 보금자리를 위한 각종 봉사를 진행했다.

 

유기동물들은 많은 이들이 찾아오자 꼬리를 흔들며 봉사자들을 반겼다. 행복한 보금자리 김계영 소장은 “보호소 아이들이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며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게 놀아주시면 좋겠다”고 봉사자들에게 바람을 전했다.

 

봉사 시작 전 김보라 안성시장의 인사가 있었다. 그는 “시장 직을 수행하며 반려동물을 돌봐야하는 내 식구라고 미처 생각 못했었는데 봉사자들을 보며 반성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행복한 보금자리의 운영진과 봉사자들의 손길이 감동적”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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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한 수의사 (사진=권이민수 기자)

 

국경없는수의사회는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23명의 수의사들은 대형견 암컷 12마리의 중성화 수술을 진행했다. 모든 유기동물 대상으로는 예방접종, 전염병 검사 등을 진행했다. 특히 건국대학교 수의학과대 봉사동아리 ‘바이오필리아’는 수의사들의 곁에서 접종과 검진을 최선을 다해 도왔다. 낯선 주사 바늘과 진료 키트에 거부감을 표하는 대형견들도 있었다. 바이오필리아의 이광복 씨는 온 몸으로 대형견을 붙잡아 접종을 무사히 할 수 있었다. 이 씨는 “이번에 바이오필리아에 가입해서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는 오늘 처음”이라며 “힘들었는데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유기견을 붙잡아 두느라 땀이 비 오듯 흘렀지만 이 씨의 표정은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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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수의학과대 봉사동아리 ‘바이오필리아’의 이광복 씨 (사진=권이민수 기자)

 

의료봉사팀이 아닌 이들은 보호소 환경 정리, 산책 봉사 등을 진행했다. 300여 마리의 유기동물을 돌보는 만큼 보호소는 많은 손길을 필요로 했다. 봉사자들은 각종 자제들로 어지러운 앞마당을 깨끗하게 치우고 창고를 정리하는 등 많은 역할을 해냈다. 하늘도 이들의 열정을 알았던 것일까?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흐렸던 하늘이 마당이 깨끗해짐과 동시에 맑게 개기 시작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면서 땀을 흘리는 봉사자들도 많았지만, 멀끔한 마당을 지켜보는 봉사자들의 얼굴에서는 뿌듯함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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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소의 환경을 정리 중인 봉사자들 (사진=권이민수 기자)

 

특히 이날 현장을 찾은 박수홍과 손헌수의 봉사는 빛을 발했다. 길고양이 ‘다홍이’를 입양해 다홍이 아빠로 큰 인기를 얻은 고양이 집사 박수홍은 행복한 보금자리의 유기묘들을 사랑스럽게 쓰다듬으며 예방접종을 도왔다. 능숙한 박수홍의 손길에 고양이들은 박수홍의 곁을 떠날 줄 몰랐다. 손헌수는 앞장 서 무거운 짐을 나르고 자제를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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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묘를 쓰다듬으며 접종을 돕고 있는 방송인 박수홍 (사진=권이민수 기자)

 

박수홍은 “오늘 사람을 좋아해주는 유기동물들을 보며 소장님과 보호소 봉사자 분들이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해주셨는지 느낄 수 있었다”며 “거리가 꽤 멀었음에도 현장에 찾아와 주신 많은 분들로 인해 감동받고 많이 배우고 간다”고 말했다. 이번이 두 번째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라는 손헌수는 “평소 방송을 통해 노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는 순수한 마음으로 임하게 되니 더 적극적이 된다”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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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손헌수는 보호소 환경 정리에 앞장섰다 (사진=권이민수 기자)

 

환경 정리가 끝나자 봉사자들은 유기견들과 함께 주변을 산책했다. 산책을 나온 유기견들뿐 아니라 목줄을 잡고 곁을 지키는 봉사자들도 신이 나보였다. 서울에서 봉사에 참여한 김민소 씨는 유기견과 함께 시골길을 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는 “유기견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과 함께 오게 됐다”며 “오늘 처음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에 나왔는데 유기견들과 놀고 유기동물들을 위해 힘을 쓰니 너무 좋았다”고 했다. 김포시에 거주 중인 이장은 씨는 딸 노하윤 양과 함께 봉사에 참여했다. 노 양은 “이번이 두 번째 봉사였는데 굉장히 뿌듯했다”며 유기견을 사랑스럽게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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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과 산책 중인 봉사자들(왼쪽), 유기견과 함꼐한 이장은, 노하윤 모녀(오른쪽) (사진=권이민수 기자)

 

이번 봉사에는 경기도수의사회도 함께 했다.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 회장은 “국경없는수의사회와 함께 해서 좋다”며 “경기도수의사회에서 진행 중인 ‘세이브어스챌린지’ 캠페인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세이브어스챌린지는 유기견들의 심장사상충 검사, 치료와 예방을 위해 진행하는 캠페인이다.

 

김재영 국경없는수의사회 대표는 “이번에 일반 자원봉사자 분들이 많이 오셔서 환경 정리를 깨끗하게 해줘 감사하다. 수술도 성공적이고 큰 사고없이 모든 봉사를 무사히 진행할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했다.

 

국경없는수의사회는 다음달 29일 안성에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김 대표는 “안성시와 함께 마당개 중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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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수의사회, 안성 ‘행복한 보금자리’에 사랑의 손길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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